게임분석

[오버워치] '킬러' 유형이 오버워치에서 재미를 느끼는 순간

WarmSick 2026. 3. 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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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대표 이미지

 

 

 게임에서 상대를 괴롭히는 플레이에 희열을 느끼는 플레이어들 유형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 제 플레이로 인해 상대가 지속적으로 불편함과 압박을 느끼고, 끝내 욕설과 극찬을 뱉을 때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이는 리처드 바틀의 게이머 분류 중 ‘킬러’유형에 속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킬러 유형이 재미를 느끼는 메커니즘을 소개하고, 온라인 pvp 게임 ‘오버워치’를 플레이할 때 킬러유형인 제가 어떤 방식으로 재미를 느끼는지 스스로를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리처드 바틀의 게이머 유형 분류

리처드 바틀의 게이머 유형 분류

 

 리처드 바틀은 게이머의 성향을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바로 사교형, 킬러형, 모험가형, 성취형입니다. 바틀은 게이머 유형을 나누는 기준으로 두 가지 축을 제시했습니다. 하나는 ‘행동’을 선호하는지, ‘상호작용’을 선호하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를 더 중시하는지, ‘플레이어’를 더 중시하는지입니다. 여기서 ‘행동’은 대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성향을 의미합니다. 반면 ‘상호작용’은 대상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주기보다는, 그 존재를 존중한 채 반응을 관찰하고 관계를 맺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또한 ‘세계’는 게임 속 가상 세계 그 자체를 뜻하며, ‘플레이어’는 함께 게임을 즐기는 실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이 구분은 플레이어가 게임 속 마법의 원 안에서의 경험에 더 집중하는지, 아니면 그 안에서 마주치는 실제 사람들과의 반응에 더 주목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킬러형은 ‘플레이어’에게 ‘행동’하는 것을 즐기는 유형입니다. 즉, 다른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서 재미를 느끼는 성향입니다. 이는 단순히 상대를 이겨먹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상대를 방해하거나, 괴롭히거나, 심지어 도와주는 것 역시 모두 킬러형의 범주 안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행위가 다른 플레이어에게 분명한 영향을 남긴다는 점입니다. 물론 상대가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면 재미있어하긴 하지만, 어쩌면 이것은 단순히 성격이 나빠서가 아니라, 상대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며, 나아가 채팅이나 플레이를 통해 일종의 교류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킬러 유형에 해당하는 제 사례를 스스로 들여다 봄으로써 킬러 유형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구체화해보려 합니다. 

 

 

킬러 유형이 오버워치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

 

1. 고개 돌리게 만들기

 

 적의 사각에서 공격해, 상대가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도록 만듭니다. 이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분산시키고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수 있습니다.

 

사각에서 툭툭 치며 고개 돌리게 만들기

 

 ‘오버워치’는 1인칭 슈팅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화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야 정보에 한계가 있음을 이용한 방법입니다. 시야 안에 적의 위치가 어느 정도 정리되어 있을 때 플레이어는 비교적 안정감을 느끼며 전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야 밖 어딘가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적이 있다면, 자신이 파악하지 못한 위치에서 위협이 들어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과 압박이 발생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그 위협의 근원을 확인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 순간부터 상대의 집중은 흔들립니다. 원래 아군에게 향하던 공격이 제 존재로 인해 분산되고, 시야 밖의 다른 방향까지 동시에 신경 써야 하므로 전반적인 판단력과 집중력 역시 흐트러집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우리 팀 전체에 이득으로 작용합니다. 저로 인해 적의 행동이 강제되고, 그 과정이 상대에게는 부담과 고통으로, 아군에게는 전술적 이득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저는 단순 괴롭힘 이상의 만족감을 느낍니다. 즉, 상대를 흔드는 재미와 동시에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는 감각이 함께 주어집니다.

 

 

대놓고 위로 지나가며 어그로 끌기

 

 비슷한 방식으로, 일부러 적에게 제 동선을 노출하며 상대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플레이도 활용합니다. 적 입장에서는 제 움직임이 너무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지 못하고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공중에 떠 있는 동안에는 정확히 맞히기도 쉽지 않고, 그대로 적의 머리 위를 넘어 뒤편 어딘가로 숨어 버리면, 상대 입장에서는 당장 해결되지 않은 위협 하나가 전장 뒤편에 남게 됩니다. 이 역시 적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2. 픽을 바꾸게 만들기

 레킹볼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져서 상대가 결국 영웅을 바꾸도록 강제되는 순간입니다. 이는 단순히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넘어, 상대의 선택 자체에 개입하고 있다는 감각을 줍니다.

 

레킹볼에 대한 살의가 가득한 적 영웅 픽창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상대가 새로 꺼내 든 영웅을 능숙하게 다룰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대개는 레킹볼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소에 충분히 숙련되지 않은 영웅으로 픽을 바꾸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경기 도중 이루어지는 선택인 만큼, 현재 팀 조합과의 궁합까지 충분히 고려하기도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상대는 조합적으로도, 숙련도 측면에서도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영웅을 플레이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상대의 게임 경험은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상황이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을 수도 있고, 자신이 선호하지도 않는 영웅을 억지로 플레이해야 하므로 만족감 역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지점 또한 유의미하게 다가옵니다. 제 플레이가 상대의 행동을 강제했고, 그 결과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가게 되었다는 사실이, 킬러형 성향을 지닌 플레이어가 재미를 느끼는 메커니즘과 같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3. 욕하게 만들기

 상대가 제 플레이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순간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순간입니다. 특히 제 플레이로 인해 상대가 열을 받아 채팅으로 불만이나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은, 제가 단순히 게임 내 수치적 우위를 점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상대의 심리에 영향을 주었다는 증거처럼 느껴집니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가볍게 채팅으로 반응을 던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상대를 심하게 공격하는 것이 아닌 가벼운 수준에서 약을 올리는 데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관심있는 상대를 상처입히는 것까진 선호하지 않기에, 심한 말싸움까지 안 이어지도록 합니다. 이런 흔히 말하는 '채팅으로 긁는 행위'는 상대의 집중력을 한 번 더 분산시키는 효과 또한 가집니다. 결국 상대에게 영향을 줬다는 감각과 승리에 기여하는 감각을 함께 느끼며 만족하게 됩니다.

 

 

 

 

 

언젠가 '킬러' 이외의 유형이 재미를 느끼는 방식에 대해서도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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